독서

모험으로의 출발 <라인홀트 메스너>

오시리스. 2012. 12. 3. 16:27

 

 

 

 

 

 

 

저자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는 1944년 이탈리아 북부 남티롤의 아이자크탈의 오지

빌네스에서 태어났으며 5살때 아버지를 따라 처음으로 암벽에 올랐던 것을 시작으로 

고향의 산, 알프스의 고봉은 물론 세계 5대륙의 산과 산을 오르며 넓게 등산과 모험을

추구해 왔다. 그가 현재까지 남긴 기록은 과히 초인적이라고 할 만하다.

 

1970년 낭가파르파트의 루팔벽 등정을 시작으로 1986년 마칼루, 로체의 등정에 이르기까지

10여년 사이에 히말라야 8,000미터급 거봉 14개 모두를 등정했었다. 1972년 마나슬루 남벽의 단독등정,

1975년 히든피크의 알파인 스타일의 등정, 1978년 인류최초의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같은해

낭가파르바트 디아미르 벽의 단독등정, 1980년 북벽으로부터의 에베레스트 단독등정,

1982년 한해에 캉첸중카, 가셔브롬Ⅱ, 브로드피크 등 3개의 거봉 등정, 1983년 초오유 동계등정,

1986년의 한 해에 마칼루, 로체의 거봉 2개를 등정하는 등 그 외 위엄은 너무나도 눈부시다.

 

이러한 성과는 그의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초기 활동이 그 원천이었으며,

어디까지나 고전적 자유등반의 전통을 지키면서 인공적 보조수단의 동원을 요하는

인공등반을 적극적으로 지양하여 순수 알피니즘의 영역을 보다 높게 고양함으로써

현대 산악계에 미친 영향이 크다.

 

보나티(W. Bonatti), 불(H. Buhl), 벨첸바하(W. Welzenbach)의 정신을 계승한 그는

기존의 등반 난이도 7급을 첨가하여 산악활동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다. 그가 등산가로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70년 동생 귄터(Gunter Messner)와 함께

낭가파르바트(8125m)를 오르고 부터이다.

 

그는 1978년 에베레스트(8848m) 무산소 등정으로 세계적인 영웅의 자리에 올랐다.

히말라야 8천미터급의 14개봉을 모두 등정한 최초의 산악인이자 금세기 최고의

알피니스트가 된 그가 또 다시 택한 길은 남극대륙 횡단이다.

 

또한, 그는 등반 경험을 바탕으로 20여권에 이르는 저술을 남겨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산악문학상을 3번이나 수상했다., 그의 대표적 저서로는 <자유로운 영혼>, <검은고독 흰고독>,

<제7급>, <도전>, <죽음의 지대>, <내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등이 있다.

 

주요내용

 

 

내가 아직 어린 아이였을때 빌네스의 골짜기는 하나의 커다란 세계를 뜻하고 있었다.

나무뿌리와 묘지의 허물어진 돌담과 텅빈 건초의 헛간 사이사이에서

말하자면 모험의 나라에 살고 있었다.

 

우리는 도둑이 되기도 하고, 정복자가 되기도 하며 이 모험의 나라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윽고 나는 자라서 골짜기가 나에게 작고 좁은 것으로 여겨졌다.

거기에는 이제 비밀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비밀을 찾아 넓은 세계에서 헤매었다.

인디오와 함께 남미의 안데스 산맥을 오르고, 몇주 동안이고 뉴기니아의 정글을 헤집고,

동생과 함께 지상 최고의 절벽도 올랐다.

 

그렇지만, 여러가지를 보며 많은 여행을 하면서 더욱 더 분명히 알게 된 것은

나에게 있어 고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은 이 돌로미테말고는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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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젊고 경험도 없었는데 모험을 꿈꾸고 있었다.

모직으로 만든 헐렁헐렁한 니커바지를 입고, 빨아서 색이 바랜 방한용 자켓을 입은 우리는

삼으로 곤 밧줄을 짊어지고 나섰다. 우리는 춤을 출 줄도 몰랐으며

아가씨들에게 꽃을 사줄 줄도 몰랐다.

 

그래서 어쩌다가 아가씨와 함께 자일을 매는 날이면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었다.

우리는 새벽 미사를 마치자 마자 집에서부터 암벽의 등반로 초입까지 행군을 했고,

저녁때가 되어서야 돌아왔다.

 

배낭을 보고 머리를 가로젓는 농부들은 무리해 버렸다.

또한 우리는 선술집이곤 아예 가지도 않을 뿐더러,

일요일에 그런 곳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패거리를 경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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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없지만

산행을 한다는 것은 현실이다.

 

산행은 새벽의 밝은녘, 흠뻑 젖는 일, 정상에 쏟아지는 아침의 햇살, 신선한 샘물,

목마름, 낮과 밤, 피로감, 능선 위에 휘날리는 가랑눈의 결정, 칸테 뒤에서 또는 침니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친구의 모습, 습기찬 이끼의 내음, 그리고 갑자기 전신이 마비되는

절망감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낭가파르바트**

 

"정상이다" 귄터가 말했다.

외치고 나서 그는 눈에 깊이 내리박은 피켈에 몸을 기대어 숨을 돌리고 있었다.

나는 그를 뒤따라 올라 마침내 우리둘은 꼭대기에 섰던 것이다.

 

이곳이 1953년 헤르만 불이 올랐던 정상이다. 어려운 등반은 이제 끝났다.

지상 최고의 얼음과 바위의 절벽인 루팔벽은 이제 우리들의 발 아래에 있었다.

 

우리가 올라왔던 암벽루트를 다시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는 상태인 것 같지는 않았으나,

일단 메르클/린네의 끝머리에 있는 샤르테의 요철부까지 내려가서 그곳에서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표고 7000미터 높이에서 우리는 비박을 해야만 했다.

 

다음날, 어려운 부분을 통과하기 위해 자일 한동이 더 필요하였지만 우리와

100여미터 떨어진 곳에 두 사람이 있었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산의 반대쪽으로 내려가기로 결심하였다. 이것이 우리들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이러한 고도와 추위에서 이틀째 밤을 지낸다는 것은 슬기롭지 못한 일이며 이대로 내려갈 경우

틀림없이 죽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날은 한밤중까지 바위를 하강해 내려갔다.

상부 머메리 립페의 중간부분에서 두번째 비박을 했다. 아마도 6,200미터쯤 되는 고도였다고 생각한다. 

귄터는 어느정도 몸이 회복되었다. 첫 달빛이 비쳐오는 사이에 우리는 계곡쪽으로 하강해 갔다.

 

광대한 설사면을 한사람씩 천천히 차례로 내려갔다.

나는 왼쪽으로 혀처럼 날름거리는 거대한 눈고드름의 첨단 위에서 몸을 버티며 전진했다.

 

귄터는 나의 뒤에 있었다. 이때였다.

피할 겨를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쏟아져 떨어지는 거대한 얼음사태의 수많은

얼음덩어리 하나가 불시에 귄터를 강타했다. 이순간 아우는 사라져버렸다.

 

그를 찾으려 하니 흔적도 없었다. 필사적으로 그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모레인의 가장자리에서 계곡쪽을 오르내리면서 그 일대를 수색했다.

 

오후에는 빙하를 넘어 온 길을 되돌아 가서 찾았고

방금 쏟아져 내린 얼음사태의 근처에서 소리높이 불러 보았다.

귄터가 얼음사태에 깔려 파묻혔으리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나는 계속 아우를 찾아헤매었다.

 

밤이 되자 졸음이 엄습해 왔다.

소스라치는 공포에 힙싸여 소리높이 외첬다.

내가 지를 모든 외침이 어느 누구의 귓가에도 들릴 리가 만무했다.

허공에 사라져 갈 뿐이다.

 

다음날 아침 태양이 암벽에 비쳐올때 나는 다시 모레인 지대로 갔었다.

거기에서 서너 시간이 넘도록 보냈다.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

나의 생애를 통해서 이처럼 슬쓸한 기분을 일찍이 느껴본 적이 없었다.

 

다음날 아침  나는 계곡쪽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갔다.

져녁이 되어 원주민이 나를 보고 농가로 데려갔다.

그 농가에서 우유까지 얻어 마시게 되었고 약간의 빵으로 요기를 할 수 있었다.

나는 나흘 등안을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것이다.

 

 

 

느낌

 

라인홀트 메스너는 현존하는 전설적인 산악인이다.

고전적 자유등반을 추구하면서 히말라야 14좌를 비롯해

수많은 산들을 오르면서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이 책은 1990년도에 쓰여진 것으로 8,000미터급 세개의 봉우리를 올랐을 때 쓴 책이다.

초창기 아버지와 산행을 시작하는 것에서 부터 알프스의 다양한 봉우리를 오르고

안데스 원정을 거쳐 마칼루, 마나슬루, 낭가파르바트 등 히말라야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이 기록되어 있다.

 

메스너는 그의 동생 귄터와 함께 낭가파르바트에 올랐다가 하산길에서

동생이 얼음사태로 숨지게 되는 비극을 경험하게 된다.

 

사랑하는 동생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고

새로운 모험을 찾아 길을 떠나는 메스너를 보며

같은 남자로서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된다.

 

 

호감도

   

☆☆☆

 

책은 내용보다는 메스너라는 사람이 주는 감동이 더 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