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단지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에서...
2012.8.11 ~ 2012.8.16.
댓재~황장산~큰재~자암재(1박)~덕항산~구부시령~삼밭골안부(2박)~푯대봉~건의령(한의령)~새목이~노루메기~피재(삼수령)(3박)
~매봉산(천의봉)~풍력단지~비단봉~금대봉~두문동재(싸리재)~은대봉~제2쉼터~중함백~함백산~만항재((4박)~
화방재~유일사~태백산~부소봉~깃대배기봉~차돌빼기~춘시리골 상류(5박)~신선봉~곰넘이재~구룡산~도래기재
(산행거리 : 71.4㎞)
<고상사>, <오시리스>
첫째날
이번 여름휴가에는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을 일주하는 계획을 세웠었는데,
사정상 가기 어렵게 되어 부득이 대간길을 가기로 한다.
8.10일 퇴근후 구미에서 부산으로 내려오니 저녁 8시가 다되었다.
이것 저것 배낭을 싸고 자는둥 마는둥 하다 새벽에 일어나
안쓰럽게 쳐다보는 안해의 배웅을 받으며 배낭을 둘러 메고 집을 나선다.
6시58분 동해발 버스에 올라 삼척에 도착하니 12시가 다되어 가고,
가까운 곳에서 식사를 든든히 하고는 택시를 불러 댓재에 오른다.
오후 2시경 댓재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일주일치 식량이 들어 있는 배낭은 어깨를 짖누르고
날씨까지 무더워 산행은 곧바로 고행길이 되어 버린다.
쉬엄쉬엄 황장산에 오르고 능선길을 이어간다.
30분을 채 못가 쉬게 되고, 한번 쉬면 10분 정도 쉬게 된다.
큰재를 지나 귀네미골에 이르니 풍력발전기와 고랭지채소밭이 가득하다.
채소밭길을 지나 능선을 이어가니 자암재에 이른다.
구부시령까지 가기는 무리라 생각되어 식수을 구할 수 있는
이곳 자암재에서 첫날밤을 지내기로 한다.
텐트를 쳐 두고 샘터로 내려간다. 샘터는 환선굴 방향으로 500미터 정도
내려가면 샘터 이정표가 있다. 바위아래에서 나오는 물이라 무척 시원하다.
여기서 몸을 씻고 식수를 구해 올라와 저녁 만찬을 준비한다.
삼겹살을 구워 소주를 마시고 취기가 오를 무렵 잠자리에 든다.
둘째날
7시경 산행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한시간 이상 늦게 출발했다.
오늘도 역시 쉬엄쉬엄 가게 되는데, 어제 보다는 나아진 것 같다.
덕항산을 지나 구부시령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물을 구하러 외나무골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계곡에 물이 거의 없어서 하류로 내려가다 보니 거의
예수원 근처에 이르자 물이 보인다. 이곳에서 등목을 하고
식수를 구해 돌아오니 1시간이 소요 되었다.
밥과 국을 준비하여 식사를 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타프를 설치하고 식사를 하고 있던중 나이가 지긋하신
남녀가 왔는데, 그 중 남자분은 허영호의 매니져 였다고 한다.
남극과 북극, 히말라야도 다녀왔다고 한다.
잠시 산이야기를 나누다 그분들은 출발하고,
우리는 비가 그치기를 좀 기다려 보지만 그칠기미가 없어
그냥 출발하기로 한다.
비는 갈수록 굵어지고 세차게 내린다.
건의령까지 계획하고 있었는데, 식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삼밭골 안부에 이르자 민가가 보인다.
민가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을 듯 하여 이곳 부근에 텐트를 치고 민가로 내려간다.
민가에서 몸을 씼고 옷도 빨고, 식수를 구해 텐트로 돌아온다.
빗소리를 들으며, 식사를 마치고 오늘 하루는 일찍 마감한다.
세째날
아침에도 여전히 우중충한 날씨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출발한다.
나뭇 잎이 전부 물기를 머금고 있어서 스틱으로 털면서 진행한다.
특히 싸리나무가 잎이 작아서 그런지 빗물을 많이 머금고 있다.
건의령에 도착하니 바로 옆에 임도가 보인다.
근처에 당집에 있고 민가가 있다고 했는데 보이지는 않는다.
이곳까지 왔더라면 아마도 식수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을 것 같았다.
건의령을 지나 새목이, 노루메기를 지나 피재에 도착하니 1시경이다.
매점에서 맥주를 한잔 마시고, 이곳에서 5분 내지 10분 정도 내려가면
순두부집이 있다고 하여 점심은 식당으로 내려가서 먹기로 하고
차도를 따라 내려가는데, 안개가 자욱하여 시야가 흐리다.
차도 가에 끝으로 붙어 내려가는데 20분을 내려가도 식당은 보이지 않고
보일 기미도 없다. 식사후 다시 올라올 것을 생각하니 아득하여 그냥 포기하기로 한다.
다시 피재에 도착하니 거의 1시간이 걸렸다.
매점에서 식수를 사고 막걸리도 한병 사서 피재의 정자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젖은 장비를 널어 두고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니 3시가 넘어간다.
점심식사후 출발하면 고랭지채소밭의 민가가 있는 곳까지 가야 하는데,
날씨도 좋지 않거니와 시간도 늦어 오늘은 그냥 이곳에서 묵기로 한다.
네째날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그쳤다.
벌써 산행을 시작한지 3일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 피재밖에 오지 못했다.
갈 수 있는데 까지 쉬엄쉬엄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놀아도 너무 놀았다.
오늘은 날씨도 좋으니 걸을 수 있는 만큼 걸어야 겠다하며 출발한다.
화방재를 지나면 도래기재까지는 가야 차편이 수월한데,
도래기재까지 가려면 내일은 무조건 태백산을 넘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오늘은 만항재까지는 가야할 것 같다.
매봉산을 지나 풍력발전단지에 이르자 고랭지채소밭이 가득하다.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관광차 들르는 것 같다. 한 민가에 들어가
물을 좀 달라고 하니 수돗가로 안내해 준다.
세수하고 머리도 감고 있으니, 주인이 라면을 끓여 놓았으니
먹고 가라고 하고는 밭으로 일하러 가 버린다. 라면을 먹고
물김치가 맛이 있어 반찬통에 물김치도 담아 온다.
<고상사>가 설겆이를 해두고 출발한다.
풍력발전단지 바람의 언덕에 올라 비단봉과 금대봉,
중함백, 함백산, 태백산을 가늠해 본다.
비단봉을 지나 금대봉을 향한다. 금대봉은 너른 품의
육산으로 넉넉함이 느껴지는 산이다.
금대봉을 내려서자 두문동재(일명 싸리재)에 이른다.
두문동재엔 물도 없고 매점도 없다.
은대봉 지나 제2쉼터에 가야 물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은대봉으로 향한다. 제2쉼터에 이르자 식수가 있는
샘터까지의 거리가 800미터라고 표기되어 있다.
그냥 포기하고 만항재까지 가기로 한다.
힘겹게 중함백을 오르고 함백산을 오른다.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함백산은 1,572 미터의
높이로 상당히 높은 산이다. 정상에 이르자 바람이 거쎄게 몰아친다.
함백산을 내려서자 만항재에 이르니 만항재에는 다행히 가게가 있다.
매점에서 동동주와 감자전을 시켜먹고 도토리묵도 하나 시켜 포장을 해서
가게를 나와 가게 앞 처마밑에 텐트와 타프를 치고 자기로 한다.
그리고 물도 한 양동이를 얻어서 간단히 샤워를 할 수 있었다.
밤새 바람이 엄청나게 분다. 타프가 펄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
타프를 다시 묶어 두고 잠을 청하는데 바람소리 때문에 자다깨기를 반복한다.
다섯째날
아침에 일어나니 이곳에 마라톤 선수들이 운동을 나왔다.
어린 여자 선수들인데, 아침부터 이곳까지 뛰어온 것 같았다.
안쓰럽게 쳐다 보았는데, 오히려 우리를 불쌍한 듯 쳐다 보는것 같았다.
오늘도 빗방울이 흩뿌리고 있다. 간단히 누릉지로 식사를 하고
화방재에 가면 식당과 민박집이 있다고 하니
그곳에서 닭백숙을 먹을 요량으로 부리나캐 달려간다.
화방재에 이르자 정말 민박집과 식당, 매점이 보인다.
식당으로 들어가니 아주머니들이 시장보러 갔다고 하며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닭백숙의 꿈은 사라져버렸다.
할수 없이 매점으로 가서 먹거리를 조금 산다. 비스캣, 참치캔. 커피 등
<고상사>가 배가 고프다고 하여 라면을 하나 삶아 먹고 태백산으로 향한다.
사갈치에서 잠시 쉬고 곧장 유일사로 향한다.
유일사에 먼저 도착하여 세수를 하고 물을 마시고 <고상사>을 기다리니
40분이 지나도 오지 않아 그냥 태백산으로 향한다. 어차피 점심식사를 해야 하니
망경사에 있을 듯하여 망경사로 가 보지만 망경사에도 보이지 않는다.
급히 누릉지를 끓여 먹고 저녁에 쓸 식수 3리터를 확보하고 천제단으로 오른다.
태백산 천제단에도 <고상사>는 보이질 않는다. 아마 기다리다 먼저 출발한 듯 하여
나도 부소봉으로 향한다.
부소봉에서 대간길로 들어서니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없는 듯 보여서 전화기를 켜 두고 신호가 가는 곳에서
문자메시지를 남겨둔다.
"지금 부소봉 지나 1키로 지점인데 차돌빼기로 진행중"
그리고, 깃대배기봉에서 <고상사>를 만난다.
그간의 사정을 서로 이야기 하며 차돌빼기로 향한다.
차돌빼기는 바람에 세차게 불어서 그곳에 텐트를 칠 수 없을 듯 했다.
능선사면은 경사가 급해 역시 텐트를 칠수 없다.
조금 더 진행해 보기로 하는데,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해
어차피 계곡에서 몸을 씻어야 겠기에 그냥 계곡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춘시리골 계곡 상류쪽에 이르자 그런대로 자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타프와 텐트를 치고 하루를 묵기로 하는데
비가 정말 많이도 내린다.
옷을 갈아입고 나니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질 않아
각자 텐트 안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밥과 국을 준비해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8시경 잠자리에 든다.
새벽녘 빗소리가 하도 시끄러워 잠을 깼다.
계곡물이 불어 떠내려가는 것 아닌가 싶어 밖으로 잠시 나와 보니
우리가 텐트를 친 자리 양 옆으로 냇물이 흐르듯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다시 텐트 안으로 들어오는데, 이너텐트와 플라이가 붙어서
빗 물이 텐트안으로 스며 들어오고 있다. 급히 수건으로 물을 닦아 내지만 역부족이다.
밤새 수시로 수건으로 물을 짜가며 닦아 내기를 반복한다.
여섯째날
새벽녁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각자 아침을 해결하고 점심은 행동식으로 하기로 한다.
오늘은 마지막 날이라 점심식사를 생략하고 곧바로 도래지재로 갈 예정이다.
아침밥과 점심밥을 한꺼번에 해서 아침은 먹고 점심은 도시락을 만든다.
아침에도 줄기차게 비가 내려 젖은 등산복과 등산화를 신고 철수를 한다.
다시 백두대간 능선길로 올라서야 하는데, 한참을 올라간다.
계곡을 올라서기 어려워 능선으로 붙어 올라가니 차돌빼기가 나온다.
다시 어제 내려섰던 안부에 도착하니 1시간 가까이 소요된 듯 하다.
잠시 쉬었다가 대간길을 이어간다. 신선봉을 지나 곰넘이재에서 잠시 쉰다.
도시락의 반 정도를 물에 말아서 먹고는 다시 출발한다.
다시 고직령을 지나 마지막 봉우리 구룡령에 도달한다.
이곳에서도 남은 밥을 마져 먹고 있는데 비가 내려
밥을 물에 말았는지 비에 말았는지 모를 정도이다.
구룡령에서 도래기재까지는 걸음이 가볍다.
도래기재에 도달하여 야영장(?)에서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는데
소나기가 내려 다 젖어 버렸다.
터널로 급히 이동하여 몸을 닦고 택시를 불러 영주로 간다.
터미널에서 간단히 짜장면 한그릇을 비우고 버스를 타고
부산에 도착하니 9시가 조금 넘었다.
<산학동자> 형님과 후배님들이 마중을 나오셨다.
간단히 일행들과 막걸리를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
카메라가 습기에 작동이 되질 않아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방수카메라를 하나 장만했다.
이젠 물속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ㅎㅎ
아래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
<끝>
'백두대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두대간 7회차 둘째날(선달산 옹달샘~고치령) (0) | 2012.09.13 |
---|---|
백두대간 7회차 첫째날(도래기재~선달산 옹달샘) (0) | 2012.09.13 |
백두대간 5회차 세째날(청옥산~댓재) (0) | 2011.10.04 |
백두대간 5회차 둘째날(백복령~청옥산) (0) | 2011.10.04 |
백두대간 5회차 첫째날(삽당령~백복령) (0) | 2011.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