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레킹

일본 북알프스 산행 여섯째날

오시리스. 2011. 9. 6. 16:20

 

2011.9.2. 금요일

 

호타카다케산소(2,990m)~가라사와산소(2,410m)~요오코산소~도쿠사와산소~묘우진~가파바시 야영장

 

 

새벽에 눈을 떳다.

 

밖에서는 여전히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태풍이 오기는 오는 모양이다.

오늘 산행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 앞선다.

 

일어나 짐을 챙기고 건조실에 널어둔 텐트와 배낭을 가져온다.

5시가 조금 넘자 산장 종업원이 식사를 하라고 한다.

 

내려가 보니 밥상을 정갈하게 차려 놓았다. 

종업원은 우리가 식탁에 앉자 조용한 음악을 틀어 놓고는 사라진다.

친절이 거의 몸에 벤 듯해 보인다.

 

식사는 다소 짠 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맛있게 먹었다. 

밥과 국의 양이 참 많다. 일본인들의 식사량이 그리 적은 것은 아닌 듯 하다.

 

식사후 배낭을 꾸려 나왔다. 그리고 산장안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한다.

휴대폰 충전기 등을 넣을 작은 잡주머니 하나를 기념품으로 샀다.

 

커피생각이 나서 원두커피를 한잔 마신다.

오늘 산행을 어찌 할지 이야기하고 바람이 많이 부니 조심해서 내려가자고 

서로 격려해 주고 산행은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들머리 확인을 위해 지도를 한번 볼까 하다가 <북설지>에게 물으니

어제 올때 보았다고 하기에 그냥 따라 나섰다.

 

밖으로 나가자 마자 얼마 못가 <북설지>의 배낭커버가 훌러덩 벗겨져

버린다. 산장안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았는지 여자 종업원이 뛰어 나와

배낭커버를 벗겨 배낭에 넣으라고 한다.

 

나에게도 마찬가지로 배낭카바를 벗기라고 하여

나는 산장으로 돌아와 배낭커버를 벗겨 배낭에 넣고 다시 나왔다.

종업원이 OK라고 하며 잘가라고 한다.

바람이 무척 세차게 분다.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 정도이다.

평이한 암릉길인데도 몸이 휘청거려 상당히 조심스럽다. 바위에 바싹 붙어서 내려간다.

 

조심조심 내려가는데 자꾸 내려가는 하산 길이다.

이상해서 지도를 꺼내보니 우리가 남쪽으로 가야하는데 동쪽으로 가고 있다.

앞서가는 <북설지>를 불러 세우고 길을 잘못 들었다고 말한다.

 

지금 가는 이 길은 계곡으로 가는 길이고, 원래 계획한 길은

남쪽의 능선길을 따라 가야 한다고 하니 지도를 내놓고 확인해 본다.

 

지금 바람이 너무 불어서 능선길은 위험할 것 같으니
이왕 이리 내려온 것 이 계곡길로 가자고 하니 <북설지>도

그냥 그렇게 하자고 한다. 

 

이정도의 바람이라면 능선에서는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 것 같다.

어쩌면 길을 잘못 든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암릉구간은 한번 빠져나오고 고도가 낮아지자 바람이 좀 수구러진다.

멀리 가라사와산소가 보인다. 그 위로 잔설이 가득하다.

한여름에 눈구경이라...보기 힘든 풍경이다.

 

고도 2,500미터 아래에서는 안개가 그리 많지 않다. 너덜길을 돌아

산장에서 잠시 쉬며 옷을 갈아 입는다. 여기서부터는 긴 계곡길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나무다리를 지나 요오코산소에 도착한다.

 

12시가 다된 시각이라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

라멘을 시켜 먹었는데 맛있었다.

 

다시 걸어 내려와 명신교에서 다리를 건너 내려가던 중

야영장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야영을 하기로 한다.

 

야영료를 지불하고 적당한 곳에 텐트를 쳐 두고 가미고지에 내려가

필요한 것을 좀 사고,  차시간도 확인해 둔다.

히라유온센으로 가는 첫차가 7시 30분에 있다.

 

다시 올라 오는 길에 뜻밖에 원숭이를 만났다. 

원숭이가 야영장 근처를 제집처럼 돌아다니고 있다. 

이런 모습은 참 낯설다.  

 

텐트에 돌아와 짐을 챙겨 목욕을 간다.

오천가격은 500엔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이다.

온천에 들어가니 아무도 없다. 역시 독탕이다.  

 

머리를 감지 않아 머리카락이 반짝반짝 했었는데

6일만에 머리를 감고 몸을 씻으니 날아갈 듯 기분이 좋다.

목욕탕에 수건이 없다. 수건은 각자 가지고 가야하는 모양이다.

다행히 손수건을 하나 가지고 와서 그것으로 해결했다.

 

목욕을 마치고 나와 맞은 편 상점에 들어가 보니 반갑게 삼겹살이 보인다.

2 팩을 사서 돌아와 저녁식사를 한다. 삼겹살을 먹으니 마치

우리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일본 학생들이 5명 정도 취사장으로 들어온다.

모두들 비에 흠뻑젖었고 배도 고파 보여 우리가 먹으려고 지어놓은 밥과

국을 통채로 가져다 주었다. 그러니 각자 컵을 꺼내 식사를 한다.

 

좀 조용해 졌길래 가보니 식사를 다 했다고 한다.

밥과 국을 열어보니 밥과 국을 조금씩 남겨 놓았다.

2인분 밖에 안되는 밥인데...

 

아마도 우리가 먹을 밥과 국을 남겨 놓은 것 같다.

식사후 그들은 캔맥주를 자판기에서 뽑아와 가져다 준다.

 

식사후 탠트로 돌아와

야영지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많은 날을 산속에서 보냈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 멀리 보이는 가라사와산소. 가라사와산소 아래로는 안개가 없다.

 

 

 

▼ 한여름에도 녹지 않은 눈. 상당히 미끄럽다.

 

 

 

 

 

 

 

 

 

 

 

 

 

▼ 바람부는 이곳 돌위에 텐트를 친다.

 

 

 

 

 

 

 

 

 

 

 

 

 

 

 

 

 

 

 

 

 

 

 

 

 

▼ 요오쿠산소. 이곳에서 라멘으로 점심식사

 

 

 

 

 

 

 

 

 

 

 

 

 

 

 

 

 

 

 

  

  

 

 

▼ 가미고지 버스터미널

 

  

▼ 길가의 야생 원숭이들

 

 

  

 

 

   

   

 

 

▼ 취사장에서 식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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