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9회차 둘째날 (뱀재~벌재)

오시리스. 2012. 10. 29. 14:55

 

2012. 10. 27.

 

뱀재 헬기장~흙목정상(2.2㎞)~싸리재(1.2㎞)~배재(1.2㎞)~시루봉(1.9㎞)~투구봉(1.5㎞)~저수령(1.5㎞)~문복대(2.5㎞)~벌재(3㎞)

 

<척산>, <오시리스>

 

산행거리 : 15㎞

 

 

밤사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기예보에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릴 것이라고 했는데, 

빗소리와 함께 바람소리가 쌩쌩거린다. 

텐트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질 않아 침낭속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날이 밝자 아침 8시 출발을 예정해 놓고,

아침식사는 식수부족으로 생략하기로 하고

배낭을 싸기 시작한다. 

 

8시 5분전쯤 산행이 시작된다.

산길은 짙은 안개에 싸여 있고 가을비가 추척추척 내린다.

  비는 그런대로 견딜만 한데 젖은 옷에 바람을 맞으니 으스스해 진다.

 

추운날 비에젖어 찬바람을 맞으면 저체온증이 올 가능성이 있다.

가을산행은 언제나 체온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데,

오늘은 방심하고 오버트라우저를 가져오지 않았다.  

 

능선의 왼쪽사면엔 바람이 많이 불고 오른쪽 사면은 바람이 없는데,

산길은 왼쪽사면으로 계속 이어진다. 어쩌다 암봉 뒤에서

바람을 피하며 잠시 배낭을 내렸다가 다시 가기를 반복한다.

 

 

 

 

 

8시 50분경 흙목정상에 도착한다. 지명이 무슨 의미 인지는 모르겠다.

다시  싸리재를 지난다. 이곳은 싸리나무가 많아서 그리 부르는것 같다. 

 

 

 

 

 

 

 

쉬곳도 마땅치 않아 그냥 걷기만 한다. 그래도 그다시 힘들지는 않다.

10시 20분경 배재에 도착한다. 저수령까지는 절반 이상 온 것 같다.

앞으로 두시간 더 가야 저수령에 도착된다. 시간계산을 한번 해 보고

아무 생각없이 그저 묵묵히 걷는다.

 

방수카메라를 구입하고 나서는 비가와도 걱정이 없다.

비에 신경쓰지 않고 보란듯이 그냥 사진을 막 찍어 댄다.

 <척산>형님 사진한장 찍어 드릴까요?  ㅎㅎ

 

 

 

 

 

 

 

 

 

 

 

 

 

 

 

 

 

 

 

 

시루봉, 투구봉을 거쳐 마지막 촛대봉을 지나 저수령에 당도한다.

 저수령 휴게소는 영업을 하고 있는데, 식당은 아니고 찻집이다.

빼찌카 난로에 몸을 말리며 주인의 양해하에 식사를 준비한다. 

 

밥을 하고 국을 만들고, 삼겹살을 구어 한잔 술을 먹으니

좀 살 것 같다. 아침도 굶고 비를 맞으며 쉬지도 못하고 걸었으니

나도 못느끼는 사이에 허기가 많이 졌나 보다.

 

솔잎차를 마지막으로 한잔 마시고 다시 길을 떠난다.

솔잎차의 향기가 온몸을 맑게 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안재 자욱한 저수령을 뒤로하고 다시 숲길로 들어선다.

 

 

 

 

 

▼ 장구재에서

 

 

 

문복대에 도착한다.

지도상에는 이곳이 1,077봉 옥녀봉으로 표시되어 있고

옥녀봉에서 5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1,040봉을 문봉재(?)로 표시하고 있다.   

주의를 요하는 곳이다. 지도상 표시된 문봉재는 실제 아무런 표식이 없었다.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 벌재에 도착한다.

벌재에는 동물이동통로공사를 하느나 좀 부산스러워 보인다.

감시초소에는 불이 켜져 있고, 그 앞에 차가 주차되어 있다.

 

잠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정자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보니,

그곳에 텐트를 칠 공간이 있다. 나는 팔각정 정자에서 텐트를 치고

<척산>형님은 그 아래 잔디밭에서 텐트를 친다.

 

스팸을 굽고, 밥을 지어 식사를 마치고 각자의 텐트로 돌아간다.

오늘은 먹은 것도 부실한데다, 비와 바람에 힘을 너무 뺏긴 힘든 하루였나 보다. 

지인들과 통화도 하고 남은 술도 마져 마시곤 빗소릴 뒤로하고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