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2. ~ 9.23.
쟁기소~봉산폭포~합수부(좌골/본류)~합수부(우골/본류)~직벽~덩쿨숲~심원삼거리(1박)~
심마니샘터~삼거리(심마니/달궁능선)~투구봉~삼거리(쟁기소/달궁능선)~삼거리(직진/우:달궁능선)~914봉삼거리~달궁교
<척산>, <오시리스>
오랜만에 <척산>형님과 지리산 산행에 나선다.
토요일 아침 7시에 감전동 지구대앞에서 형님을 만나
지리산 봉산골로 달려간다.
봉산골은 몇번 올랐지만 번번히 본류를 타지 못하고 지류로 빠진 터라
이번에는 꼭 심원삼거리까지 본류를 탈 목표로 산행지를 봉산골로 정했다.
날머리인 달궁교 인근에 주차를 하고 쟁기소로 오른다.
10시 30분경 쟁기소 철다리를 지나 계곡으로 접어든다.
첫번째 계곡 건너는 곳에서 1차 휴식을 취한다.
지난번 두차례에 걸친 태풍의 영향때문인지
계곡에는 쓰러진 나무가지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쓰러진 나무를 보는 마음은 다소 안타깝지만,
건강하지 못한 나무를 제거해야 숲이 더 건강해 질 수 있다는
평범한 자연의 이치를 되새기게 된다.
12시가 조금 넘어서 계곡 적당한 곳에서 점심상을 펼친다.
전어회무침과 막걸리를 곁들여 밥을 지어 든든히 식사를 하고
1시 20분경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곧 봉산폭포에 도착한다.
봉산폭포는 지난해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폭포 하단부가 상당부분 메워져 예전의 멋진 모습을 많이 상실하였다.
사진을 몇장 찍고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조금 더 오르니
봉산골 좌골과 본류의 합수부를 만난다.
우리는 본류인 우측계곡으로 오르니 멋진 폭포가 떠억하니 버티고 섰다.
다시 배낭을 내리고 폭포의 풍광을 감상한다.
합수부에서 200~300미터 오르면 계곡이 다시 나뉘는데
직진 계곡은 도계능선으로 오르는 계곡이고 좌측은 봉산골 본류이다.
봉산골 본류는 마른 건계곡처럼 숨어있어 모르고 지나쳐 버렸다.
언젠가 <제임스>형님과 봉산골을 오르다 본류를 놓치고
도계능선으로 오르는 이 계곡으로 올랐던 적이 있었다.
다시 되돌아 내려와 본류를 확인해 보는데
계곡에 물줄기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지도만 믿고 오르는데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고도 1300정도에 이르자 작은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계곡 옆으로 에돌아 오르지만 이끼가 많아 상당히 미끄럽다.
얼마나 올랐을까?
정신없이 폭포를 감상하며 오르다 보니
눈앞에 거대한 직벽이 가로막고 서 있다.
좌측으로 우회해서 오르다.
다시 직벽에 가까운 바위...
이번엔 우측으로 오른다.
<답지>님이 달아 놓은 로프가 보인다.
잡을 것이 마땅치 않은 곳에
다행히 로프가 있어 안전하게 오를 수 있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로프구간을 지나서도 수직의 경사는 끝나지 않는다.
나무가지를 부여잡고 한발 한발 올라서는데, 몸은 빠져
나가는데 배낭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번번히
나무가지에 걸리고 만다.
어찌나 용을 썼던지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대로 선채로 잠시 쉬며 숨을 돌리고 다시 오르기를 반복한다.
고도 1550을 넘어서자 오르막의 경사가 다소 완만해 진다.
다시 계곡을 따라 오른다. 물길이 끊어지기 전
식수확보를 위해 수낭에 물을 채운다.
곧 물길이 끊어지고, 계곡은 사라져 버렸다.
완만한 경사구간을 찾아 이리저리 오른다.
서서히 잡목과 덩굴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날이 어두워져 랜튼을 밝히고 오른다.
200여미터 정도만 가면 심원삼거리일 것 같은데
잡목 덩굴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만다.
무릎으로 잡목을 누이고 한발 한발 걸음을 옮긴다.
드디어 산길이 나타났다. 정확히 심원삼거리에 도착한다.
삼거리 적당한 곳에 텐트를 설치하고 저녁만찬을 준비한다.
소맥으로 목을 축이고, 고기를 굽고 밥을 짓고 노래를 들으며
두사람만의 산상 만찬을 즐긴다.
식사를 마치고 텐트에 돌아와 누우니
오늘 하루의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참으로 험난한 여정이었다.
다음날
3시경 잠시 눈을 떳다 다시 잠들고 6시경 일어나 미적거리다가
7시에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나는 누룽지를, 형님은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9시에 달궁능선으로 하산한다.
쟁기소와 달궁능선 갈림길을 지나서부터 몇번의 갈림길이 있는데
상당히 주의를 해야 제대로 내려설 수가 있다.
▼ 쟁기소 철다리. 요새는 예전과 달리 철문이 열려 있다.
▼ 지난 태풍의 영향으로 계곡에 나뭇가지들이 산재해 있다.
▼ 특이하게 생긴 물줄기
▼ 이어지는 작은 폭포들
▼ 볼품없이 변해버린 봉산폭포
▼ 좌골 합수부를 지나 만나는 폭포
▼ 본류에서 만나는 폭포들
▼ 직벽구간에서 만난 로프.
▼ 반가운 표시기
▼ 새로 장만한 텐트
▼ 심마니샘터에서 <척산>형님
▼ 반가운 구절초
▼ 쟁기소와 달궁능선 갈림길
▼ 마지막 914봉에서 가야할 곳을 가르키는 반가운 표시기
▼ 달궁계곡 도착
달궁계곡에 12시 50분경 도착했다.
계곡에서 목욕을 하고 시원한 캔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사랑방 국수집에 들러 주린 배를 채우고는 부산으로 달려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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