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밤머리재-왕등재-새봉-독바위

오시리스. 2010. 4. 9. 14:19

다녀온 곳 : 지리산 동부능선

다녀온 날 : 2006. 2. 18. (토)

같이간 분 : 황*호님, 지리초보님, 오시리스

순수산행시간 : 9시간 32분

 

산행일정

 03:30  해운대 출발

 04:00  감전동

 05:00  문산휴게소

 05:20  아침식사(우동)

 06:00  덕산주차장

 06:20  밤머리재

 06:58  산행준비, 산행시작

 07:36  도토리봉(38분)

 09:12  동왕등재(깃대봉)(1시간 36분)

 11:10  서왕등재(1시간 58분)

 11:28  왕등재습지(18분)

 14:05  점심식사

 15:03  새재갈림길(58분)

 16:50  새봉(1시간 47분)

 17:31  독바위(41분)

 18:00  새재갈림길(29분)

 18:40  철목이정표(40분)

 19:00  간식

 19:27  새재마을도착(27분), 산행종료

 

겨울이 다 가기 전 겨울산의 정취를 조금 더 느껴 보고픈 마음에 동부능선을 다녀왔습니다. 

지리산을 갈때면 언제나 처럼 새벽에 집을 나서 지리산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안고

남해고속도로를 달려갑니다.

 

덕산에서 황*호님과 합류하여 밤머리재에 6시 20분경 도착합니다. 아직 어둠이 짙게 깔려 있고, 

새벽녘 찬 바람에 감히 산을 오를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산행채비를 하며 어둠이 걷히기를

기다리다 여명이 터 오는 7시경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은 시작부터 된비알입니다. 도토리봉까지의 가파른 길을 쉬지 않고 오르니 숨이 목에 차 오르고

기침이 나더니만 이내 땀이 쏟아집니다. 도토리봉에 도착하기 직전 웅석봉 좌측으로 장엄한 일출이 시작

됩니다. 엉겹결에  해오름을 보고 곧 도토리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도토리봉 정상에서의 조망이 참 좋습니다. 가까이에 왕산과 필봉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웅석봉과

그 옆으로 달뜨기능선이 펼처져 있습니다. 서쪽에는 천왕봉과 중봉, 하봉, 써리봉이 보이고 황금능선을

따라 눈길을 돌리면 멀리 바라보이는 계곡과 산그리메가 정겹게 느껴집니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능선길을 나아가는데 발에 밟히는 나뭇잎 느낌과 옷사이를 스치는 나뭇가지 소리가    

마음까지 푸근하게 만듭니다. 1시간 30여분 걷다보니 동왕등재에 도착합니다. 산 사이로  대원사가 보이고,

윗새재마을도 보입니다. 동왕등재에서 황*호님이 준비해 온 홍삼으로 사치스런 간식을 합니다.

 

동왕등재에서 2시간 가량 능선길을 나아가니 서왕등재에 도착합니다. 능선 북쪽사면은 세차게 바람이 불지만

남쪽사면에 들어서면 봄기운이 완연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산은 봄이 오고 있음을 군데군데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능선길을 걸으며 문득 시간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달력을 보아야 계절을 느낄 수 있고,

시계를 보아야 시간을 느낄 수 있는데, 자연은 달력이나 시계가 없이도 한치의 어긋남이 없이 때를 맞춰 

움직이고 있습니다. 달력과 시계에 갇혀 살다보면, 언젠가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어느덧 서왕등재를 지나 왕등재습지에 도착합니다. 습지 한켠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던 점심식사를 합니다. 

닭불고기를 안주삼아 소주도 한잔하고, 라면, 김치국밥으로 2시간이상 만찬을 즐기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이 맛에 산을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새봉으로 향하는데 유난히 힘이 많이 듭니다. 알콜은 공갈에너지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힘을 내는 데 알콜은 별 도움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한발 한발 힘들게 오르니 어느새 새봉 정상입니다.

잠시 조망을 즐기고 독바위로 발길을 재촉합니다.   

 

40분정도 나아가자 독바위에 도착됩니다. 당초 청이당터까지 갈 계획이었지만 점심식사 시간이 너무 길어져

쑥밭재를 지나 윗새재로 하산하는 길로 내려오니 어둠이 내립니다. 7시 반경 새재마을에 도착하여 하루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하늘을 보니 쏟아질 듯 많은 별을 보게 됩니다. 너무 많은 별에 잠시 멍하니 밤하늘을 쳐다 봅니다.

 

    ▲ 웅석봉 좌측으로 솟아오른 태양

    ▲ 천왕봉 위의 낮 달

    ▲ 왕봉(좌측)과 필봉(우측)

    ▲ 달뜨기능선

    ▲ 왕등재 깃대봉에 선 황*호님

    ▲ 독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