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레킹

일본 북알프스 산행 세째날

오시리스. 2011. 9. 6. 15:11

 

2011. 8. 30. 화요일

 

에보시고야(2,520m)~미쓰다케(2,845m)~노구치고로고야~노구치고로다케(2,924m)~마사고다케(2,862m)~스이쇼고야~

와리모다케(2,888m)~와시바다케(2,924m)~미쯔마타산소(2,550m)

 

 

이곳 사람들은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산행준비를 시작한다.

텐트안에서 달르락거러는 소리가 나는 것은 취사를 하는 소리이다.

나는 누워서 귀를 세워보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는 없다.

 

5시쯤 일어나 아침식사를 한다.

미역국을 끓여 간단히 식사를 하고 텐트를 걷는다.

오늘도 비를 맞은 듯 흠뻑 젖어있다.

 

젖은 텐트는 방수주머니에 넣고 배낭을 패킹하니 묵직하게 느껴진다.

아침 날씨는 쾌청하다. 산을 오르는 걸음이 어느때 보다 가볍다. 

다만, 왼쪽 손목 부위에 벌레에 쏘였는데 처음엔 얼마 붓지 않았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더 부었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나무를 별로 없다. 그래도 멋진 풍경이다.

사방이 장엄하기 그지없다. 다테야마는 오늘도 구름을 거느리고 있다.

이곳 구간부터는 산행에 나서는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중간중간 산장도 있고, 오늘은 2개의 산장을 지난다.

산행중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2곳이나 된다는 의미다.

 

어제는 산길도 험하고 오르내림도 심해 고생을 했는데

오늘은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진 능선길로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미츠다케에 오르자 사방이 훤하게 펼쳐진다.

멀리 후지산이 보이는 것 같다.

 

능선을 잇는 길은 작은 너덜로 이루어진 곳인데 그렇게 멋질 수가 없다.

 나무가 없는 산이 멋있어 보이는 것은 특이한 경험이다.

긴 너덜길을 지나 노구치고로고야에 도착했다.

 

이곳 산장은 아주 작은 산장이다. 야영장도 없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젖은 텐트와 장비를 배낭에서 꺼내

풀어 놓았다. 햇볕이 강해 금새 마른다.

 

맥주를 한캔 마시고, 점심으로 카레라이스를 먹는다. 

밥이 좀 모자라는 듯해 추가로 더 달라고 했는데 무슨말인지 못알아 듣는다.

아마도 요금을 더 달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벌레물린 팔을 보여주니 아주머니가 연고를 발라준다.

팔이 점점 더 부어서 남방의 단추를 채울 수 없을 정도이다.

팔이 욱신욱신거리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오늘이 절정이 될 듯 싶다.

 

식사를 마치고 노구치고로다케로 향한다. 우회로가 있었지만

정상으로 오른다. 정상은 모든 것이 허허롭게 보인다.

가야할 길이 뚜렷히 보인다. 산을 내려와 마사고다케로 향한다.

 

특이할 것이 없는 봉우리이다. 이제 스이쇼고야로 향한다.

일본산장은 고야 또는 산소라고 부르는데 고야는 좀 작은 산장을 의미하고

산소는 조금 큰 산장을 의미하는 것 같다.

 

스이쇼고야로 향하는 길은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유황 냄새가 가득하다. 단층사면에 유황이 많은 것 같다.

점심식사후 3시간 정도 소요되어 스이쇼고야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맥주 한캔과 빵으로 간식을 한다.

배가 고파올 무렵이라 맛나게 먹었다.

 

한 일본인이 우리가 가는 코스에 관심을 보이길래

왔던 길과 오늘 가야할 코스를 지도로 설명해 주니 

우리를 보고 "야마보이"라고 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이곳에서 3시간을 더 가야 오늘의 종착지에 도착된다. 

그리고 가는 도중 2개의 큰 봉우리를 넘어야 하고 마지막

와시바다케(고도 2,924m)에서는 고도를 500m를 내려와야 산장에 도착된다.

 

와시바다케를 넘지 않고 계곡으로 가는 길의 갈림길에서 한참 망설이다

계곡으로 가더라도 다시 올라와야 하겠기에 그냥 와사바다케를 넘기로 한다.

힘겹게 첫 봉우리 와리모다케를 오른다.

 

눈앞에 와시바다케가 위용있게 우뚝 서 있다. 멋진 산이다.

능선안부에서 잠시 쉬고, 와시바다케를 오르기 시작한다.

30여분 부지런히 오르니 정상에 도착했다. 바람이 많이 분다.

 

멋진 곳이다. 눈앞에 야리가다케가 다가와 있고,

분화구도 보인다. 아마도 옛날 화산폭팔이 있었나 보다.

이제 산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멀리 산장이 조그맣게 내려다 보인다.

 

산장 위로는 야영장도 보인다. 주위엔 아직 녹지 않는 눈이 군데군데 있다. 

운무가 능선을 넘어 온다. 서서히 능선을 감싸고 어느 순간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운무가 가득차 버린다. 뇌조 한마리가 우리곁을 지나간다.

 

뇌조는 일본에서 희귀한 새로 보호받고 있는 새인데,

고산지대에 사는 날지 못하는 새이다.

뇌조를 보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다   

 

오늘의 종착지 미츠마타산소에 도착할 즈음에 날이 어두워졌다.

다행히 야간산행을 하지 않은 첫날이다. 산장에서 야영요금을 지불하고

맥주를 몇개 샀다. 뜻밖에 사과가 눈에 보인다. 사서 야영장으로 향한다. 

 

야영장에는 10여명이 야영중이다.

어제 에보시고야 야영장에서 만났던 일본인 부부를 다시 만났다.

반갑게 우리를 맞아 주었고, 나보고 따라 오라고 하여 갔더니

친절하게도 물이 나오는 곳을 가르쳐 준다. 

 

오늘은 벌레 물린 팔이 퉁퉁 부었다. 욱씬거리고 아프기도 한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아, 식사를 마치고 바로 텐트로 들어갔다.  

 

  

▼ 야영장에서 출발하며...

 

 

 

 

▼ 뒤쪽 삐쭉 솓은 봉우리가 우회한 에보시다케

 

 

▼ 황량해 보이지만,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 미쓰다케에서

 

 

▼ 가야할 야리가다케

 

 

 

 

 

 

 

▼ 쓰이쇼다케 능선

 

 

 

▼ 누워 자라는 나무

 

 

 

▼ 노구치고로고야 도착

 

 

 

▼ 바람때문에 지붕에 돌들이 가득하다.

 

 

▼ 장비를 말린다고 펼쳐 놓은 모습. 햇볕이 강해 금새 마른다.

 

 

 

 

 

 

 

▼ 노구치고로다케

 

 

 

 

 

 

 

 

 

 

 

 

 

 

 

 

 

 

 

▼ 유황냄새가 가득한 곳

 

 

 

 

 

 

  

 

 

▼ 쓰이쇼고야에 도착

 

 

 

  

 

▼ 갈림길...계곡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와시바다케로 넘을 것인지...결국 와사바다케를 넘기로 한다.

 

 

 

▼ 첫 봉우리 와리모다케

 

 

 

 

 

▼ 와시바다케 정상. 조망이 정말 멋진 곳이었다. 바람만 적게 불었으면 한참 머물렀을 곳인데...

 

 

 

▼ 분화구가 보인다. 멀리 야리가다케가 성큼 다가왔다.

 

 

 

 

 

 

▼ 멀리 오늘의 종착지 미츠마타산소가 보인다.

 

 

 

▼ 운무가 능선을 넘어온다.

 

  

  

 

 

 

 

▼ 곧 운무가 능선을 모두 삼켯다.

 

   

▼ 뇌조 발견

 

 

▼ 어두워질 무렵 산장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