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거림에서 중산리로...

오시리스. 2010. 4. 9. 14:18

 

다녀온 날 : 2006. 2.4.(토)

다녀온 곳 : 지리산(거림-세석-천왕봉-중산리)

같이간 분 : 지리초보님 부부와 오시리스 부부

 

산행일정

 04:00  해운대집을 나섬

 04:30  감전동

 05:30  문산휴게소

 06:00  아침식사(국밥)

 07:05  거림주차장

 07:17  산행시작

 08:40  천팔교

 10:25  세석대피소

 12:40  점심식사

 12:57  촛대봉

 13:51  연하봉

 14:07  장터목대피소

 14:51  제석봉

 15:12  통천문

 15:35  천왕봉

 16:02  천왕샘

 17:00  로타리대피소

 17:20  간식(커피+빵)

 18:05  칼바위

 18:29  중산리야영장

 18:34  중산리주차장 도착, 산행종료

 

 

유난히 짧았던 설연휴 기간 동안 먼 산을 다녀온 것은 아니지만 설 전날 엄광산 수정산을, 

설 다음날은 장산,기장을  다녀 오다 보니, 명절을 집안에서 바쁘게 지낸 안해에게 다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안해와 함께 지리산을 가기로 계획합니다.  

 

안해는 처녀시절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오를때 고생한 기억 등으로 전날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리다 새벽 3시경 먼저 일어나 산행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새벽 4시 해운대

집을 나서 감전동에서 지리초보 내외분과 합류하여 남해고속도록를 타고 지리산으로 달려

갑니다.

 

거림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여명이 터 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산행준비를 위해 차에서

내리자 찬 바람이 귓전을 때립니다. 기상예보에서 이번 주말에 강추위가 온다고 하던데.... 

오늘산행은 고생 좀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밝아오는 아침햇살을 등지고 거림골을 힘차게 오릅니다. 바위와 돌부리, 나뭇잎을 밟고 오르는

발걸음이 어느때 보다 경쾌하게 느껴집니다. 지리산의 주능선에 가장 힘들이지 않고 닿을 수

있는 코스가 아마도 이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오르다 보니 전망대에 이르릅니다. 멀리 삼천포와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우측으로 남부능선이 이어져 내려갑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 정도 지난 10시 30경 세석산장에  

도착합니다.   

 

점심식사를 하기는 이른 시각이지만 허기가 느껴져 세석에서 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김치국밥과 떡라면, 그리고 해물전에 소주를 한잔 곁들이자 산해진미가 따로 없습니다.

취사장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한시간에 걸친 만찬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웁니다. 

 

식사를 마치고 12시 40분경 촛대봉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힘들게 촛대봉에 올라보니 

촛대봉은 구름 한점 없는 깨끗한 겨울하늘을 보여 줍니다. 천왕봉이 지척에 있는 듯 보이고

뒤돌아보니 반야봉과 노고단이 선명합니다.

 

세석에서 장터목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는데 주변 경치를 돌아보면서 눈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장터목에 도착합니다. 장터목 대피소에서는 잠시 쉬면서 물 한모금 마시고  산행채비를

고쳐 준비를 단단히 한 후 천왕봉으로 향합니다.

 

제석봉을  지나면서 바람이 점점 세어집니다. 얼굴에 와 닿는 찬 바람으로 얼굴이 굳어지는

느낌이 들며, 때때로 손끝의 감각이 무디어짐이 느껴져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여 봅니다. 

통천문을 지나자 설화가 눈에 띕니다. 풍성하진 않지만 오늘 산행에서 처음보는 설화입니다.

비록 손가락은 곱아 있지만 셔터를 눌러 봅니다.  

 

3시 30분경 드디어 천왕봉입니다. 앞서간 지리초보님은 천왕봉 아래에서 바람을 피하고 계시고

정상에는 낯선 산님 두분이 저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바람에 흔들려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을 정도로 바람이 거쎄게 몰아칩니다.   

 

천왕봉에서 남쪽을 내려다 보니 써리봉에서 힘차게 뻗어내린 황금능선이 조망됩니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기 시작하면서 황금능선은 누런 빛을 더해 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다소 지체되어 조망을 더 즐길 여유가 없어 중산리로의 하산을 서두릅니다. 하산길에

아이젠이 불편하게 느껴져 벗어 버린 댓가로 두어번 엉덩방아를 찧습니다. 하산길에 허기가

느껴지기 시작하여 연양갱과 초코렛을 두어개 먹어 봅니다.  

 

5시경 로타리 산장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물을 데워 커피와 준비해간 빵으로 허기를 면하고

하산길을 재촉합니다. 칼바위에 도착할 즈음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고 30분 정도 더 내려오니 

중산리 야영장에 도착합니다.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눈도 별로 구경하지 못했지만 지리산을 다녀왔다는 뿌듯함으로

맥주 한잔과 함께 오늘 하루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