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알프스 첫째날 산행
2014. 8. 8. 토요일
다음날 아침,
간밤에 무슨 벌레가 발과 정강이를 엄청 물었다.
아마도 주차장에서 식사할때 물린 것 같은데,
엄청가렵고 시간이 지나면 진물이 나온다.
이곳에 머물땐 필히 양말을 신을 것을 권한다.
차라리 등산화를 신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 1시경 눈을 떴다가 다시 잠들고, 이후 자다 깨기를
반복하다, 4시 30분경 날이 밝아져 와 자리에서 일어난다.
커피를 한잔 마시며,
주위의 풍경을 감상하고 밥과 국을 준비한다.
원래 나는 저녁형 인간인데, 이곳에 오면 무슨 이유인지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는 것 같다. 통상 4시 30분경이면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6시30분경이면 산행이 시작된다.
그리고 산행을 마치는 시간은 미리 정하기는 어렵지만
오후 5시 전후로 산행을 마치고 텐트치고 식사를 끝내면
오후 8시쯤 되는 것 같다. 그러면 9시전에 잠자리에 들게 된다.
첫날인 오늘,
오전 7시경 산행을 시작한다.
▼ 종주길을 들어서자 일행을 반기는 울창한 숲
▼ 차도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렸다.
▼ 포장도로 옆의 계곡.
지지난 밤 비가 내린 듯 한데, 수량이 제법 많아 보인다.
▼ 축대.
엄청난 노력이 들어간 듯 보인다.
포장도로가 끝이나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면
비포장도로 끝나는 부분에 무인 대피소가 나온다.
▼ 지도상 <摺古木自然休憩舍>로 표기된 곳이다.
위 무인대피소를 지나자 임도는
끝이나고 드디어 산길이 시작된다.
▼ 이런 나무다리도 만나고,
▼ 점심식사...메뉴는 라면.
삼거리에서 식사를 하려고 짐을 풀었다가
모기가 하도 극성을 부려 다시 장소를 옮겨 좀 트인 곳으로
나와 식사를 했다. 물은 지도상의 샘터에서 확보가 가능하다.
▼ 摺古木展望台라고 표시된 곳이다.
정상은 이곳에서 30분 더 가야 한다.
▼ 이름과 같이, 오래된 나무들이 꺽여져 있다.
▼ 슬슬 산죽이 나타난다.
▼ 이곳이 정상이다. 이번 산행의 첫번째 봉우리이다.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지더니
갑자기 우두둑 비가 쏟아진다.
바지를 입을 틈도 없이 쏟아지길래 쟈켙만 입었는데,
바지가 그만 다 젖어 버렸다. 등산화가 젖을까 염려되어
나무 밑에서 방수바지로 갈아 입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 나무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북설지와 방선수
▼ 비를 흠뻑 맞고서,
▼ 한바탕 비가 지난 뒤, 다시 산죽의 바다로 들어간다.
▼ 중간지점의 정상 2,265봉
▼ 잠시 쉬었다가,
▼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安平路避難小屋 도착
배낭을 벗어두고 7~8분 거리에 있는 샘터로 간다.
▼ 샘터. 물이 시원스럽게 잘 나온다.
머리를 감고 식수를 확보해 다시 무인대피소로 간다.
대피소에는 아무도 없다.
대피소 안쪽에 텐트 3동이 들어갈 공간이 된다.
안쪽에 텐트를 치고, 주방쪽에서 식사를 한다.
▼ 즐거운 식사시간...
산행 첫날의 하루 일과가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북설지에 의하면, 일본 산악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는 말은 없었다는데,
첫날부터 비를 만났다. 대체로 오전에는 맑은 날씨로 조망이 좋다가
오후가 되면 안개가 몰려오기 시작하고 오후 3시가 넘어서면
소낙비가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일본사람들은 아침일찍(오전 3~4시경)
산행에 나서고오후 3시경이면 산행을 끝내는 것 같다.
아무튼, 비에 대한 대비를 확실히 해 두어야 한다.
나 역시 방수바지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해 내부 코팅이
다 벗겨져서 방수바지 때문에 좀 고생을 했다.
하체가 비에 젖어 추위에 좀 떨어야 했고,
등산화가 다 젖어 양말의 물을 짜면서 산행을 했다.
젖은 옷가지들을 주위에 널어 놓고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누가 엎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잠들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