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대소골~심원능선

오시리스. 2015. 5. 3. 07:31


2015.5.2. 토요일


심원마을~임걸령재합수부~노루목합수부~이정목(18-12)~반야중봉~심원능선~심원마을


<안해>와 함께...


 

 

지리산 대소골을 찾았다.

대소골 산행은 몇번 고려했지만,

들머리와 날머리의 교통편이 쉽지 않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던 골짜기였다.

 

전날 부산에서 출발하여 저녁무렵 심원마을의

계곡산장에 도착하여, 산장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8시 10분경 대소골 산행에 나섰다.

 

저녁무렵 도착하여 시장한 터에 삼겹살에 소주를 한잔했는데

주인장이 담금주까지 내어 주는 후덕한 인심덕에 그만 과음을

하게 되어 산행 시작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였다.

 

들머리에서 조금 들어가면 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계곡에 물이 많아 <안해>가 어렵게 계곡을 건넌다. 

하산시 내려올 심원능선 날머리를 확인하고 들어서자

대소골의 본격적 모습이 드러난다.      

 


 

▼ 아침햇살과 계곡이 잘 어우러지는 풍경이다.



 
▼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물안개가 살짝 피어나고... 




 



 





 

 

 

 

▼ 멋진 와폭이 나타난다.


 






▼ 계곡은 걷기 좋은 만한 크기로 변해가고




 


 

물길에 익숙하지 않은 <안해>가 바위를

잘못 디디면서 넘어지고 말았다. 순간 깜짝 놀라

뛰어가 일으켜 세워보니 얼굴이 살짝 찰과상을 입었다.

놀란 <안해>를 진정시키는데, 산행에 자신을 잃은 듯 보였다.

 

"이런 길도 없는 계곡을 위험하게 왜 다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안해>의 말에 나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할 말이 없었다.

 

지금 위치가 거의 노루목합수부에 거의 다왔기에 그냥

노루목으로 탈출을 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크게 다친 것이

아니므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조금 더 진행해 보는데

다행히 <안해>가 점점 안정을 찾아 가는 듯 보였다.

 

노루목 합수부에서 갈등하다 반야중봉으로 방향을 잡고,

적당한 곳에서 준비해 온 주먹밥으로 식사를 한다.

힘이 들어 입맛이 없는지 억지로 먹는 듯 보였다.    

 

나 역시 속이 좋지 않아 주먹밥 반정도 먹고

가져온 막걸리는 뒷사람을 위해 계곡물에 담궈 두었다. 

산행을 하며 술을 남겨두고 오긴 처음인 듯 하다.    

  

 

 반야중봉골은 오를 수록 점입가경이었다.

계곡은 거의 아수라장을 방불케할 정도로 험악했다.    

계곡 양옆의 나무들이 큰 물때 휩쓸려

계곡으로 몰려들었는지 계곡으로 오르는 것이 힘들다. 

이리저리 계곡 양옆을 헤집고 오른다.





 


 

 

 한번 넘어진 이후로 발걸음에 자신이 없어 보여

더욱 신경이 쓰인다. 발을 디딜 곳과 잡을 곳을 일러주며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오른다.

 


 


 

 

▼ 길 왼편으로 작은 실폭포가 나탸난다. 이곳에서 마지막 식수를 보충한다.


 





마지막 급경사 바위지대를 오른다.

이곳에서 길을 조금 잘못 든 것 같다. 트렉상의 길은

왼쪽으로 꺽이는데, 나는 직진해서 올라왔다.

 

다소 트렉을 벗어났지만, 길이 이어져 있어

그냥 올라왔는데 그만 덩쿨 숲에 갇히고 말았다.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지친 상태에서 덩쿨이

몸을 자꾸 감싸니 <안해>가 더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드디어 도계능선에 이르렀다.

심원마을을 8시 10분 출발해서 15시간 36분에 이곳에 도착했다. 

7시간 26분이라는 치열한 산행으로 대소골이 끝이났다.

 

 

 ▼ 계곡의 끝을 알리는 이정목

 

 


 

 

▼ 반야중봉


 


 

 

이제는 편안한 내림길이라고 <안해>에게 

말하고는 도계능선과 심원능선을 따라 내려간다. 능선길이지만

   주위의 조망이 별로 없어 다소 건조한 능선길이다.



다시 아침에 올랐던 대소골 입구에 도착하여

계곡을 건너는데, 물길을 건너지 못해 애를 태우다

간신히 용기를 내어 길을 건넌다. 

 

▼ 이곳이 안심소(?)




▼ 산행종료




반야중봉에서 심원마을까지 2시간 50분 소요되었다. 

이로써 대소골~심원능선 산행이 무사히 끝이 났다. 


<안해>가 다시 지리산에 오려할지 모르겠다.

길도 없는 거친 계곡, 산행중 한명도 만나지 못했던 곳, 

조그만 산짐승 소리에도 놀라고, 혹여 곰이라도 나타날까 가슴 졸이며

넘이지고 긁히며 10시간 이상을 산속을 헤매고 다녔다고 생각하면

당분간 지리산에 오기는 어렵지 않을까 우려된다.  



 

▼ 다녀온 경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