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서북능선으로 올라 천불동 계곡으로
산행일자 : 2008. 8.15 ~ 2008.8.17 (2박3일)
산행코스 : 남교리-십이선녀탕-대승령-귀때기청봉-한계령삼거리-중청대피소-천불동계곡-설악동
동행자 : <제임스>, <북설지>, <眞露>. <오시리스>
산행일정
2008. 8.14 ~8.15
11:20 해운대터미널에서 동서울행 심야버스
05:00 동서울터미널 도착
06:50 원통행 버스 승차
11:30 원통 도착
12:10 점심식사
12:30 남교리 십이선녀탕 입구(산행시작)
13:25 응봉폭포
14:28 복승아탕
14:46 두문폭포
17:28 능선끝쉼터(해발 1,360m)
18:02 대승령(해발 1,210m) (1박)
2008.8.16.
08:50 산행시작
10:57 1,408.2봉
13:28 귀때기청봉
14:00 너덜겅끝지점 (1박)
2008.8.17 ~ 8.18
08:54 한계령 삼거리
12:02 끝청
12:44 중청대피소
14:50 점심식사
15:12 봉정암-희운각 갈림길
16:20 희운각대피소
17:08 천당폭포
17:12 양폭포
17:24 양폭대피소
17:37 오련폭포
18:06 귀면암
18:37 문수담
18:50 비선대
19:30 신흥사
21:10 저녁식사후 부산행 심야버스 승차
03:20 노포동터미널
03:50 해운대집 도착
설악산. 한번 가보아야 겠다고 생각한지는 오래지만 부산에서 속초까지의 불편한
교통편 때문에 아직 가보지 못하고 있던중 몇몇 분들과 8월 연휴기간중 다녀오기로 합니다.
14일 퇴근후 배낭을 패킹하고 11시 20분 해운대에서 동서울터미널로 가는 심야버스에 오릅니다.
버스는 울산을 거쳐 새벽 5시경 동서울에 도착되고, 근처 커피점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6시가 조금 넘어 터미널에서 <제임스>님과 <북설지>를 만납니다.
터미널은 이른 새벽부터 부산합니다. 연휴기간이라 그런지 여행을 떠나는 사람과 등산객들로
북적입니다. 원통으로 가는 6시15분과 6시30분 차는 이미 매진이 되었고, 6시50분차에 오릅니다.
이 버스는 지나는 마을마다 다 들러 가는 완행버스입니다. 차가 막혀 완행이나 직행이나 별반
다를바 없어 보입니다.
11시 50분 경 원통에 도착하여, 근처 식당에서 국밥 한그릇 먹고 택시로 남교리에 이동하니
12시 30분 경입니다. 차를 많이 타서 그런지 귀가 멍멍합니다. 집을 나온지 근 12시간이 지나
산행이 시작됩니다.
계곡의 다리며 난간이 모두 새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몇년전의 수해로 계곡의 모습이 많이
변했다고 합니다. 간간히 비가 뿌리는 날씨에 얼마가지 않아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합니다.
3일치 식량을 준비한 배낭무게에 적응하려면 땀 꽤나 흘리게 될 것 같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정도 지나 복숭아탕에 도착합니다. 사진으로 보았던 모습보다
더 웅장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조금 지나 두문폭포의 모습을 보니 밀양의 호박소가 생각납니다.
계곡 끝지점에서 식수를 확보하고 마지막 계곡 상단부를 오르는데, 4리터에 가까운 식수를 보충하니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복숭아탕에서 3시간 소요되어 능선끝쉼터에 도착하여 잠시 쉬고, 다시 대승령으로
향합니다.
그나마 날씨가 흐린 것이 땡볕을 걷는 것 보다 나은 것 같습니다. 간간히 뿌리는 비가 더없이 반갑습니다.
30분정도 능선길을 가니 대승령 이정표가 나옵니다. 오늘은 이곳에서 산행을 종료하기로 합니다.
<제임스>님이 준비한 낙지찌게와 오뎅탕을 안주로 준비하고 타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들으며
시간가는줄 모르고 밤늦도록 만찬을 즐깁니다. 10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2시경 빗소리에
놀라 일어납니다.
텐트 안쪽으로 비가 들어쳐 은박지로 텐트를 덥고는 물기를 닦아 내고 다시 잠을 청합니다.
계속 내리붓는 비소리에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4시가 넘어 다시 잠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내립니다.
6시가 넘어서 아침준비를 합니다. 오늘은 생일이라 안해가 미역국을 준비해 넣어 두었습니다.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비에 젖은 장비들을 물기만 털어내고 패킹을 시작합니다. 8시 50분경
산행을 시작합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습니다.
기분좋게 출발하여 걷고 있는데 길위로 걸려있는 나무가지에 이마를 정통을 부딛칩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가다보니 시야가 좁아져 한방 얻어 맞은 것이지요. 멀리보고 가라는 뜻으로
알고 고개를 들어 넓게 시야를 확보하고 걷습니다.
한시간 정도 뒤 바위 암봉 위로 오르니 멋진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그곳에서 보니 가리봉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지도를 펴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봉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지나온
안산, 가야할 귀때기청봉을 봅니다.
상투바위와 오른쪽의 점봉산 방향은 한무리의 운무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곳은 마치 지리산의
영랑대와 같은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한참을 쉬었다 갑니다. 1,408.2봉의 삼각점에 도착하는데
산봉우리에 삼각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특이하게 봉우리사이 안부에 삼각점이 있습니다.
구름에 가렷던 용아장성릉이 위용을 드러냅니다. 삐죽삐죽 거칠게 솓은 암봉은 그야말로 절경입니다.
암봉에 눈길을 빼앗겨 산행은 더디기만 합니다. <眞露>님이 한계령삼거리로 올라오고 있다는 전갈이
있어 산행속도를 높여 보지만 계단과 바위길로 그리 빨리 진행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빗줄기가 굵어집니다. 우의를 입을까 생각했지만 등산화가
젖어버릴 것 같아 그냥 비를 맞고 오르기로 합니다. 등산화가 젖게 되면 그때 우의를 입을 생각으로
갑니다. 너덜겅을 지나 숲길로 들어서니 비가 조금 잦아 듭니다.
그런데 나뭇가지가 머금고 있는 빗물로 인해 바지가 금방 젖어 버리고 등산화가 젖기 시작합니다.
귀때기청봉 0.4㎞ 이정표를 반갑게 마주하고 올라가는데 가도가도 귀때기청봉은 나오지 않습니다.
1시 30분경 드디어 귀때기청봉에 도착합니다.
한계령삼거리까지 가려면 40분정도 더 가야합니다. 다시 너덜길을 내려가는데 비가내려 바위가
미끄러워 상당히 주의를 해야 합니다. 한 30분정도 내려오니 두런두런 사람의 소리가 들리고
내려가보니 <眞露>님과 먼저 도착한 일행들 입니다.
<眞露>님이 준비한 소불고기를 안주로 소주부터 한잔 합니다. 물이 없어 점심식사를 걱정했는데
물과 술을 지고 왔습니다. 덕분에 술과 고기로 든든히 배를 불리고, 오후의 산행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점심식사후 중청대피소까지 가는 것도 무리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이른 시각이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오늘 산행을 종료하기로 하고, 내일 중청을 거쳐 천불동으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타프를 널직하게 쳐 놓고 그곳에 둘러앉아 지리산과 설악산의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져 나옵니다.
다행히 밤에는 비가오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북어국으로 식사를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한계령삼거리에 도착하여 물을 보충하고 중청대피소로 향합니다. 3시간 정도 소요되어 끝청에 도착
됩니다. 한계령삼거리부터는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그런지 오르내림이 있기는 하지만 걸을만 합니다.
간단히 간식을 하고 중청방향으로 가는데 운무가 걷히면서 왼편으로 용아장성릉과 공룡능선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처음보는 암봉들의 도열 앞에서 사람들이 왜 설악을 찾는지 알것도 같습니다. 중청대피소에
도착하여 밥과 라면으로 점심식사를 합니다.
눈앞에 대청봉이 운무에 가렸다 보였다는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곳까지 왕복 40분정도 소요되는데,
갔다가 다시 내려올 것을 생각하니 그리 내키지 않습니다. 중청대피소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아쉽지만 다음번을 기약해야 겠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부지런히 하산을 준비합니다. 하산길에 보는 천불동계곡과 공룡능선은 지금도
눈앞에 선합니다. 누구라도 이곳에 한번 서면 설악의 매력이 빠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공룡능선의
칼날같은 마루금은 어느누구도 쉽게 허락하지 않을 태세입니다.
공룡능선을 타야 설악산을 다녀온것으로 인정한다고 하던데...다음번엔 공룡능선을 다녀와야겠습니다.
암봉과의 아쉬운 작별을 하고 계곡으로 들어서니 우렁찬 물소리가 반깁니다. 폭포와 좁은 계곡은 사뭇
지리산과 다른 느낌입니다.
지리산이 부드러운 느낌이라면 설악산은 매서운 느낌이 듭니다. 지리산의 골짜기는 어떻게든 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설악산의 계곡은 깍아지은 암봉이 가로막거나 좁은 급경사 협곡으로 진행이 불가능
할 것 같아 보입니다.
사춘기 시절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아이들을 다독이며 기다리는 어머니 같은 산이
지리산이라면, 잘못된 길로 들어가는 자식을 엄하게 대하는 아버지 같은 산이 설악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당폭포와 양폭포를 지나 귀면암 아래의 철제 데크에서 잠시 쉽니다. 부지런히 내려왔는데도 아직
갈 길이 멉니다. 7시가 거의 다되어 비선대에 도착되고, 신흥사로 향하던 중 계곡에서 땀에 절은 몸을 씻고
3일간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속초에서 9시10분발 심야버스에 몸을 싣고 잠이들어 새벽 3시 20분경 부산에 도착하여 4시경 집에 도착하니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던 안해가 안쓰러운 모습으로 맞아 줍니다.
▲ 십이선녀탕계곡 초입
▲ 응봉폭포
사진으로 보았던 아름다운 응봉폭포의 모습은 아닙니다. 지난 수마의 흔적이 깊게 남아 있습니다.
▲ <북설지>, <오시리스>, <제임스>
▲ 복숭아탕
▲ 두문폭포
▲ 금강초롱
▲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
▲ 좌측 상투바위와 우측의 운무에 가린 점봉산
▲ 가야할 귀때기청봉
▲ 너덜겅
▲ 지나온 귀때기청봉
▲ 용아장성릉
▲ 중청대피소
▲ 대청봉
▲ 공룡능선
▲ 천불동계곡
▲ 공룡능선
▲ 천당폭포에서
▲ 양폭에서
▲ 문수담
▲ 산행을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