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들으며 은암골에 앉아...
2013.8.3.
거림~운주선원~은암골~우중만찬~거림
<토산>과 함께
여름은 우중산행의 계절입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때 내리는 비는 그 누구보다 반갑지요.
빗물이 온 몸에서 줄줄 흐르는 상태로 산장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무슨 구경꺼리라도 되는냥 애처롭게 바라보아도
산꾼은 그런 시선조차 자랑스럽게 승화시켜버리곤 하지요.
비가 반갑고 그리운 계절은 여름 뿐입니다.
봄비는 춥고 가을비는 차갑고 겨울은 눈이 내리지요
그래서 우중산행은 여름산행의 별미인 것입니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길래 별미를 기대하고
산행시작전 비닐로 등산화를 감싸고 단디(?) 준비를 합니다.
계획은 은암골로 올라 갓걸이골 하산하는 것입니다.
거림버스주차장에서 천황사를 지나자
바로 옆에 운주선원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위 간판을 보고 그 의미를 한참 생각했었는데,
그 의미는, 운주선원 입구는 오른쪽으로 돌아서 직진하라는
것이고, 운주선원까지 거리가 800미터라는 것입니다.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철다리를 건너 운주선원을 향합니다.
운주선원 입구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식수통을 달아 놓았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식수통에 담을 수 있도록 호스를 매달아 놓았는데
한모금 물로 목을 축이고 운주선원으로 향합니다.
선원은 아담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선원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시원스럽습니다.
이곳은 대웅전. 검소하지만 단정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대웅전 바로 옆에 마애석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머리부분과 다리부분이 좀 깊이 음각되어 있군요.
대웅전에서 바라본 요사체 모습
운주선원을 내려와 본격적으로 은암골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산길은 비교적 뚜렷하며, 계곡 오른쪽으로 길이 열려 있습니다.
얼마쯤 지나자 산길이 계곡과 만나는데
이곳에서 배낭을 내리고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입니다.
안주는 역시 지리산입니다.
지리산은 "어머니 산"이라고 하는데 그 말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 이상이 숨겨져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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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계곡을 오릅니다.
조금 오르자 먼저간 일행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12시가 넘은 시각이라 우리도 이곳에서 점심상을 폅니다.
식사를 마친 분들은 먼저 출발하시고,
남은 사람들은 고기를 굽고, 끓이고 하는 사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급히 고무신이 준비한 "고무신타프"를 설치하는데...
<청풍>님이십니다. 고무신타프에 아주 만족하신 듯 합니다.
야생화전문가에 자전거라이딩을 즐기시며 지리산을 즐겨 다니신다고 합니다.
<마이웨이>님. 오늘 고기를 잔뜩 가지고 오셔서 다 구워 먹느라 아무도 갈수 없었습니다.
<산너울>님. 지리산을 종교처럼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모두 모여서...한 컷
학교 선후배간 한잔씩...
<청풍>님. 노래 한곡조...노래도 잘하시네요
비가 오는 동안 우중산행을 포기하고
고무신타프 아래에서 빗소리 들으며
술잔을 기울이고,
노랫가락에 맞춰 손뼉을 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아무래도 왔던 길로 내려가야 할 듯 합니다.
여름산행의 별미 우중산행은 포기했지만,
타프 아래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담소를 나누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계곡풍경입니다. 미끄러워 보입니다.
바위틈을 크레바스라 생각하고 조심해서 내려갑니다.
그래도 알탕은 해야지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