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9회차 첫째날 (죽령~뱀재)
2012. 10. 26.
죽령~샘터(1.3㎞)~도솔봉(4.7㎞)~묘적봉(1.9㎞)~묘적령(0.7㎞)~솔봉(1.8㎞)~뱀재헬기장(2㎞)
<척산>, <오시리스>
산행거리 : 12.4㎞
이번 대간길은 <척산>형님과 함께 했다.
목요일 퇴근후 구미에서 부산으로 내려가 배낭을 꾸리고
해운대역에서 풍기로 가는 22시 50분발 무궁화열차에 오른다.
지난번 때와는 달리 열차안에 별로 사람들이 없다.
넓직하게 자리를 잡고 잠을 청해 보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고 밤새 뒤척이다 어느새 영주역에 도착한다.
다음 풍기역에 3시 10분경 도착하여 역사에서 식수를 한통 채우고
밖으로 나가니 방금전에 있는 택시가 떠나고 없다.
식사를 할 곳을 찾아 큰길로 내려오지만 어느 곳에서도 식사를 할 곳이 없다.
지나는 차가 택시를 기다리느냐고 하여 그렇다고 하니 차를 하나 불러 주겠다고 한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택시가 하나 와서 반갑게 타고 죽령으로 가자 하는데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길래 요금을 물어보니 25,000원이라고 한다.
지난번 죽령에서 영주까지 23,000원 주고 타고 왔는데, 그 보다 가까운 풍기에서
25,000원은 좀 비싼 듯하여 좀 비싼 듯하다고 하니 막무가내로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다.
시작부터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않아 그냥 25,000원을 주고 내렸는데,
참으로 기분이 고약했다. 다시는 풍기로 오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죽령에 4시경 도착하여, 곧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아직 캄캄한 밤중이라 랜튼을 켜고 천천히 오른다.
죽령에서 50분 정도 천천히 올라오니 샘터가 나타난다.
샘터에서 날이 밝을때까지 기다리며 식사를 하기로 한다.
라면을 삶아 먹는데, 잠도 못잔 상태에서 라면을 먹으려니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그냥 면만 건져 먹는다.
<척산>형님은 라면을 반그릇도 못먹고 포기하시고
5시 40분쯤 지나자 여명이 터오기 시작한다.
다시 짐을 챙겨 도솔봉 4.7㎞ 이정표 방향으로 향한다.
여명이 터오자 곧 해가 보이기 시작하고
해가 뜨니 만물이 다 깨어나는 듯하다.
단양방향으로는 운해가 가득하다.
▼ 단양방향에 운해가 가득하다. 운해는 죽령을 넘지 못하고 그 언저리를 넘실거린다.
흰봉산 갈림길을 지나 삼형제봉을 차례로 넘는다.
도솔봉에 도착하기전 작은 암릉이 여러차례 나타나다 지쳐갈 즈음
계단길이 나타나며, 계단을 올라서면 도솔봉이다.
도솔봉의 조망은 아주 빼어나다.
도솔봉은 오늘 산행의 최고봉이라 힘들게 지고온
막걸리를 한잔 마시며 주변 경관을 감상한다.
도솔봉은 불교의 도솔천과 연관이 있는 명칭으로 도솔천은
미륵보살이 머무는 곳이라 한다. 힘없는 우리의 선조들이 이곳 도솔봉에서
미륵불을 생각하며, 힘든 삶을 하루하루 살아 내었을 것이다.
도솔봉이라는 지명이 애잔하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이곳에서부터는 큰 봉우리는 없지만 작은 봉우리를
수없어 넘어야 한다. 가야할 능선이 아스라이 멀게만 느껴진다.
▼ 산빛이 가을이라기 보다는 겨울에 가까운 느낌이다.
묘적봉 지나 적당한 곳에서 점심상을 편다.
능선에는 바람이 불어 자리잡기가 쉽지않다.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남은 막걸리로 반주도 한잔 곁들인다.
한시간 정도 식사를 하고 다시 출발한다.
식사중 한객 한분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났다.
솔봉은 보기에는 멀리 느껴졌는데, 실제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수월하게 도착한 것 같다. 솔봉에서 잠시 쉬고 뱀재 헬기장으로 향한다.
뱀재 헬기장에 도착하니 3시경이다.
조금 일찍 산행이 끝이난 듯 하지만
새벽부터 잠도 못자고 산행을 했으므로
오늘은 여기서 산행을 접기로 한다.
식수가 모자랄 듯하여 초항리 쪽으로 내려가 보았으나,
계곡에 벌목을 해 놓아 내려가기가 어려워 포기하고
돌아왔다. 2리터 정도의 식수를 아껴 사용하기로 한다.
고기를 굽고 밥을 지어 산상만찬을 즐기고
해가 지기전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