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근교산

운문서릉~운문산~범봉 남릉

오시리스. 2011. 12. 12. 17:05

 

2011. 12. 10.

 

석골사~비로암폭포~정구지바위~얼음굴~운문서릉~운문산~상운암~딱밭재~범봉~범봉남릉~석골사

 

<김*근씨 일행>, <산학동자 일행>, <고무신>, <오시리스>

 

 

<토요산속> 산악회가 격주로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기에

토산 회원 분들과 가까운 영남알프스를 다녀오기로 한다.

이번 코스는 허준이 스승인 류의태의 시신을 해부하였다는

얼음굴을 찾아 보기로 한다.

 

8시 40분 경 석골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이번 겨울들어 제일 추운 날인 듯하다.

장갑과 모자를 쓰고 산행을 시작한다.  

 

▼ 석골폭포

 

 

▼ 나무가지에 열린 고드름

 

 

 

▼ 치마바위

 

 

▼ 비로암폭포

 

 

비로암폭포에서 상운암으로 가는 등로로 올라와

조금 더 진행하면 정구지바위가 나온다.

 

이곳에서 우측의 가파른 언덕으로 오른다.

표시기들이 많이 달려있다.

 

<산학동자>님이 앞서서 얼음굴을 찾아간다. 

오름길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난 곳에 동굴이 나타난다.

 

입구는 좁은데 안으로 들어서니 상당히 넓다.

한 30명은 족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동굴 한쪽가에는 넓은 단이 보인다.

 

이곳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날씨가 쌀쌀하여 삼겹살을 구워 소주를 한잔 하기로 한다. 

30분 정도 동굴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서릉으로 오른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조망이 아주 좋다. 

 

▼ 오름길의 고드름 

 

 

▼ 억산과 깨진바위

 

 

▼ 수리봉과 문바위

 

 

▼ 남명리. 왼쪽이 재약산 방향

 

 

▼ 운문산 정상 바로 못미쳐 세운 정상석 

 

 

 

 

운문산 정상 부근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삼겹살과 오리고기를 안주삼아 술을 한잔하고

다시 라면으로 식사를 한다.

 

난 나가사끼 짬뽕을 가지고 갔는데

면이 쫄깃하고, 국물은 맑은데도 매콤한 맛이 있다.

한동안 나가사끼 짬뽕을 가지고 다닐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상운암을 들려 보기로 한다.

운문산 정상의 헬기장에서 능선으로 바로 내려선다.

산길은 희미해 지지만 능선을 따라 내려오니

상운암 뒤로 나온다.

 

▼ 상운암

 

 

 

 

 

 

 

 

범봉에서 하산하기로 한다.

범봉능선은 초행길이다.

 

능선은 부드럽게 흘러 내리다 두갈래로 갈라지는데

왼쪽의 내르막 길로 내려서야 한다.

 

 

 

 

능선상에는 멋진 조망터가 군데군데 나타나 발길을 잡는다.

해가 서서히 지고 있어 일몰을 보고 하산하기로 한다.

 

 

▼ 범봉능선 끝자락에서 만난 이정목. 이곳에서 능선으로 오르면 범봉에 이르게 된다.

 

 

▼ 석골사에 도착하니,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산행을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와 

금사동의 어느 횟집에서 뒤풀이를 하기로 한다. 

 

뒤풀이 장소에서,

"산이 먼저인지 사람이 먼저인지"에 대해 물음이 있었다.

나는 사람이 먼저라고 답했고, 누구는 산이 먼저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 않았다.

 

생각컨대,

산과 사람은 서로 대립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하는 상생관계에

있기에 어느 것이 우선하는지는 단답형으로 답할 것은 아니라 하지만

 

평소 "내가 왜 산을 가는지"에 대한 의문 끝에 어렴풋이 잡힌 생각은

산을 사람보다 우선시 할 경우 사람들로부터 고립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렇게 답을 했던 것이다.

 

산은 홀로라도 치열하게 가야 한다는 것이 평소 나의 생각인데,

이렇게 홀로 치열한 산행을 이끄는 원동력은 "자기와의 약속"이다.

 

산행을 가고 싶어 날을 잡아 놓고 코스를 잡았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다고 포기한다면, 내가 산에 가는 이유의

근거를 잃게 되고, 내 스스로 조롱거리가 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느낌에서 벗어나려고 홀로 산행에 나서게 된다.

계획했던 대로 혼자라도 길을 떠남으로써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게 되고,

홀로 산행을 마치고 돌아 왔을때 그 성취감은 배가 된다.

 

그래서 홀로 산행의 성취감을 느낀 사람만이  

사람보다 산이 먼저라고 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홀로 산행을 즐길 수록 자신의 원칙은 더욱 확고해지고

다른 사람과 잘 화합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고집스런 사람으로 인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산이 아무리 좋다하지만,

자기자신 보다 더 소중하지는 않을 것이다.

 

산을 통해 자신의 인격을 더욱 고양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산행의 성취감 못지 않게 

만남의 인연도 소중히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