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오리정골-영신사지-의신

오시리스. 2010. 4. 9. 14:40

산행일 : 2007. 9.22 ~9.23 (추석연휴)

산행지 : 오리정골-세석-대성골

날씨 : 흐리고 오후부터 비...밤새 폭우...다음날 오전 내내 비

함께한 이 : 날진, 제임스, 골드리지, 오시리스

산행시간

 08:45  삼정마을 산행시작

 08:55  계곡을 건넘

 12:07  벽소령 500미터 앞 작전도로

 16:06  주능선 도착(곰달로 능선 들머리) 

 17:21  작은새골 들머리

 19:30(?) 세석산장

 20:00  영신사지(1박)

 08:40  산행시작

 09:40  부산팀 합류

 12:25  의신 도착

 

추석 연휴...부산팀의 첫 지리 비박 산행계획에 따라 산행을 하기로 하는데.

시간 일정이 맞지 않아 <날진>님과 벽소령 임도로 오르기로 계획하였다가,

<제임스>님과 <골드리지>가 합류하게 되면서 코스는 오리정골로 변경됩니다.

  

언젠가 오리정골의 산행기를 보면서 계곡의 이름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내심 어떤 계곡일까하는 기대를 갖고 삼정마을로 향합니다. 삼정마을 앞 공터에

주차하고, 마을로 들어서 이정표 앞에서 이정표 방향이 아닌 직전하듯 계곡을 향해 갑니다.

곧 계곡을 만나고 계곡을 건너 우측사면으로 산길을 따릅니다.

 

계곡물이 많이 불어 있어 계곡을 건너기가 쉽지 않습니다. <날진>님이 계곡을

건너다 스틱을 놓치는 바람에 스틱을 찾느라 시작부터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계곡을 건너 조금 진행하면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과 계곡으로 진행하는 희미한 길로

갈라지는데, 계곡을 따르면 곧 산길이 나타 납니다. 아침식사를 하지 못한 지라 계곡

가까운 곳에서 일단 식사를 하기로 하고, 간단히 라면과 소주 두어잔으로 몸에 시동을

걸어 두고 본격적 산행을 시작합니다.   

      

계곡은 때로 낮은 산죽지대를 지나기도 하고, 골을 타고 오르기도 하면서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데, 땀을 몇번을 쏟아 놓고서 벽소령 500미터 전 작전도로를 만납니다.  

이곳에서 좌측은 벽소령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은 오리정골 상류부로 향하는 길입니다. 

 

계곡 상류부인 우측으로 들어섭니다. 여기서부터는 희미했던 산길마저 사라지고 맙니다. 

<골드리지>님은 좌우측으로 혹여 산길이 있나 확인해 보려 노력하지만 길을 찾지 못합니다.  

나는 계곡을 바로 올랐는데, 이끼낀 바위에 미끄러져 한쪽발이 물에 빠져 버립니다. ㅎ

다행히 신발만 젖었는데, 눅눅한 느낌이 그리 유쾌하지 못합니다.

 

적당한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이번에는 떡국과 오뎅탕, 칼국수로 든든히 먹습니다. 

반주를 곁들이다 보니 식사시간이 2시간이 다 되어 갑니다. 세석까지 가려면 부지런히 가아햐는데,

너무 지체된 듯 하여 서둘러 산행을 시작합니다.

 

마지막 힘을 다 쏟으며 산길을 이어나가니 어느새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지 않고 두런두런

인기척이 들립니다. 4시가 조금 넘어 주능선에 도착합니다. 도착장소는 오공능선의 들머리...

정확히 오리정골을 처음부터 끝까지 타고 온 것입니다.

 

이제는 세석으로 가야합니다.

선비샘에 도착하여 목을 축이고, 가는 도중 작은새골, 큰새골의 능선상 들머리를 확인하고

영신봉으로 가는 도중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세석 위 헬기장에서 오늘의 잠자리로 가기 위해

들어섰지만, 날이 어둡고 초행길이라 찾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시 후퇴하여 세석산장으로 내려가 그곳에서 들머리를 찾아 들어가는데, 먼저 도착한 일행과  

연락이 되어 <나마스테>님이 마중을 나왔습니다. 목적지에는 <심마니>님, <최정석>님과 동행분,

<장당골백곰>님, <산랑>님, <아카바>님 내외 분들이 일행을 반가이 맞아 주셨습니다.

 

적당히 잠자리를 마련해 두고서, 수저만 들고 식사자리에 끼여 한잔 한잔 술잔을 돌립니다.

식사시간이 11시가 넘어갈 무렵 부산의 <이장>님과 <사평역>님이 도착합니다. 밤길을 달려

이곳 지리로 오신 것입니다.

 

1시가 되어 술이 다 떨어지고서야 자릴 파하고 각자의 침실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잠이 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쏟아지는 비소리에 놀라서 잠이 깨고 맙니다. 빗소리가 좀 잦아들만 하면,

이제는 바람이 몰아쳐 부실한 타프를 들썩이게 합니다.

 

밤새 뒤척이다 아침 무렵 잠이 들었는데, 밖에서는 새벽부터 부산합니다.  

배낭의 짐을 적당히 정비하고, 밖으로 나가 식사준비를 마치고 떡국과 김치찌게로 든든하게

식사를 합니다.

 

<제임스>님은 한신계곡으로 하산하기 위해 먼저 출발하고, <날진>님과 나는 부산팀과 조우를

위해 대성골로 향합니다. 세석 주변은 온 사방이 물 천지 입니다. 음양수로 가는 길에 돌절구를

보게 됩니다. 이런 곳에 왜 저런 물건이 있을까 의아해 했는데...

 

세석은 그 예날 어떤 모습이었을까?   

세석은 청학연못을 지니고 있고, 남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상에는 삼신봉, 내삼신봉이 있으며,

삼성궁과 박단골이 있는 곳입니다.

 

삼신은 하늘과 땅과 사람의 합일인 하느님의 상징이고, 삼성궁은 환인과, 환웅 그리고 단군(박달임검)을

모신 사당이며, 해뜨는 땅(밝은 땅>배달>박달)인 동방을 나타내는 색이 청색이라 생각하면 ....청학동이

실재 그곳에 있었던 것은 아닐런지요. 먼 옛날, 세석평전에서 농사를 짓고 자연과 하나되어 도인처럼

살았던 청학동의 선조들을 상상해 봅니다. 

 

세석에서 1시간 가량 내려가니 지능선의 평평한 곳에서 <초홀지>님과 동행, <갈매기>님과 동행,

<으악새>님이 계십니다. 의신으로 함께 하산합니다. 12시 가 되어갈 무렵 대성주막에 도착하여

막걸리 한사발을 마시고, 20여분 뒤 의신마을에 도착합니다.

 

삼정마을의 차를 회수하고, 계곡으로 내려가 몸을 씻고 정대장 집에서 백숙으로 점심을 

먹고는 부산으로 돌아옵니다. 부산팀의 첫 비박산행이 비록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지만, 

시도하였다는 것 자체가 더 큰 의미가 있었던 산행이었습니다.